My stories/My dictionary
[나사전] 포옹
어몽스트
2022. 2. 2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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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좀 안아줘."
앞뒤 설명 없이 안아달라고 할 때가 있다.
어이없게도 서른이 넘어서 생겨버린 나의 버릇(?)이다.
오랜 친구와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고 자기 일인 것처럼 공감해주던, 그것이 당연한 일이었던 어제가
어째서인지 어느샌가부터 당연한 일이 아닌 미안한 일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그러기엔 각자의 일상이 너무 현실이 되어버린 까닭일까.
그래도 괜찮다.
서로의 바쁨을 응원하고 있으니.
그래서 난 요즘 여러 가지의 말보다 포옹이 좋다.
예전의 나에게 포옹은 반가움, 아쉬움을 표하는 방법이 이었다면,
지금의 나에게 포옹은 위로, 신뢰, 용서, 존경, 편안함, 따뜻함이라는 다양한 의미를 가진 행위가 되었다.
사적 친밀감이 없는 사람의 껴안음으로부터 위로를 받은 경험도 있다.
엄마의 품은 두말할 것도 없이 눈물부터 나온다.
어떠한 감정인지 글재주가 없는 나는 설명할 수 없지만
그 눈물이 저 모든 의미를 함축하고 있지 않았을까.
서로를 껴안는다는 것은
나에게 그런 의미를 가진 아름다움이다.
혼자 할 수 없는 행위.
서로가 있어야만 가능한 의미.
오늘도 난 누군가를 껴안고 누군가에게 껴안음을 받아야겠다.
어떠한 말보다 한 번의 진한 행동이 그날의 여운을 남기니까.
나도 누군가에게 여운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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