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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_백록담] 인생을 걷다온 한라산 관음사-성판악 코스 정복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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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_백록담] 인생을 걷다온 한라산 관음사-성판악 코스 정복기!

어몽스트 2022. 12. 1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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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기록해 둘 이야기가 많은데 바쁘다는 핑계로 오랜만에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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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기록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한국에서 가장 높다는 한라산을 정복하고 왔다!
자랑자랑~ 뿌듯뿌듯~
평소 운동도 안하는 내가 호기롭게 갔다가 10년간 산은 쳐다도 안본다며 내려왔다. 살아서 돌아온 내가 기특할 뿐이다.

몇시 비행기인지도 모르고 얼레덜레 제주도로 출발!
다음날 한라산 등반을 위해 숙소는 한라산 게스트하우스에서!

배낭, 스틱, 보온병, 아이젠 등등 모든걸 빌릴 수 있으니 짐은 간단하게 챙겨왔다.
세상 참 좋아졌죠?
장비도 없는데 어떻게 가려고하냐는 엄마의 걱정은 이제 그만🙅‍♀️
숙소 사진은 없지만, 깨끗하고 따뜻했다. 한라산 등반 전 숙소로 추천추천!

다음날 아침 6시 40분까지 집합하면 봉고차로 우릴 관음사로 데려가준다.
을씨년스러운 관음사...

한라산 관음사 휴게소

이때까진 몰랐다...

그저 설레기만 했다...

 

오르기 전 김밥과 국수 한 접시 해주시고요, 

맛은 없습니다...

이제 진짜 올라가보자!

끝도 없이 올라가는 산행

추울까봐 단디 입고 올라갔는데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을만큼 더웠다. 

하지만, 다들 따뜻하게 입고 가세요!

올라가면...춥습니다...

잠깐이라도 움직이지 않고 쉬면 땀이 식으면서 오들오들 오들뼈가 됩니다. 

오르다보면 욕이 저절로 나옵니다. 

욕이 왜 생겼을까, 했는데

이럴때 쓰라고 생긴 듯 싶습니다. 

그렇게 욕을 하면서 파이팅있게 대피소까지 도착!!

게스트하우스에서 준 주먹밥과 컵라면.

입맛도 없습니다. 그냥 주먹밥이나 우적우적 반만 먹고 초콜릿만 먹었습니다. 

간 날은 눈이 오기 전이었는데 오르다보면 이렇게 눈이 보여서 반가웠어요.

대피소까지 아마 3시간 정도 걸린듯 싶어요. 

근데 왠걸요? 이제부터가 진짜라고 하더라구요^^

앞으로 1시간 30분은 더 올라가야하는데 여기서부터가 찐입니다~~

하지만 대피소부터 풍경이 끝장납니다. 

풍경을 보고 싶다? 하시면 관음사 코스를 추천드려요. 눈물나게 예쁩니다. 

마치 뉴질랜드 남섬에 와있는 듯 했어요. 

한라산 관음사 코스

함께한 일행들에게 뒤쳐져 혼자 우걱우걱 오르고 있는데 

뒤에 계시던 산행하시던 분이 걱정해주시며,

그렇게 힘들 땐 뒤를 보세요. 풍경 한 번 보고, 욕도 한 번 하고 그렇게 천천히 올라가면 돼요. 

그제서야 뒤를 돌아봤는데 눈물이 났어요. 

외롭기도 하고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나 싶으면서도 왜 또 자연은 어찌나 아름답던지...

이 맛에 등산을 하나 싶기도 하고...

한라산 해발 1,800m

해발 1,800m...

끝이 나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아직 멀었지!

한라산이 만만하지 않아요. 

내려오는 사람들의 화이팅, 이미 정상을 본 자들의 미소,

진짜 금방이라던 사람들의 희망고문, 백록담을 보겠다는 의지, 

어차피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서 올라가자! 라는 오기로 기어코 올라가 해내리라.

 

한라산 정상
한라산 백록담

그렇게 정상 도착! 

너무 추워... 정상에서 사진 멋드러지게 찍고싶었지만 사진찍으려고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어서 찍지 못했다. 

전날에 비가 와서 백록담을 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저렇게 말라버린 백록담을 아주 선명하게 보고 왔다. 

정말 내가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오산이었다. 

자, 5시간 올라왔으니 내려가는 시간도? 5시간!

한라산 성판악 코스

가면서 까마귀랑 대화 한 번 해주고요, 

이제 고생 끝이라며 신나게 내려가는데 내려가는데 내려가는데 끝이 안보여요...

그리고 성판악 코스는 풍경이 안 보여서 더 지루했어요...

그리고 한라산 표지판 믿지마세요...

믿지마... 희망고문이야...

걸어도 걸어도 제자리 같은 기분...

올라갈 때도, 내려갈 때도 가장 무서웠던 것은 끝이 없을 것 같다는 두려움. 

이제 산이라면 쳐다도 안본다고 욕을 욕을 했다...

 

그렇게 10시간 30분 산행 종료 후 수료증까지 야무지게 챙겨왔다. 

그렇게 욕을 했는데,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 맞습니다...

그 찰나의 아름다움을 즐기러 또 가고싶습니다...

고통을 잊었습니다...

 

인생을 걷다온 한라산

1. 모든 것에 끝이 있다는 것

2. 나만의 속도대로 가도 괜찮다는 것

3. 오로지 밟고 있는 현재가 중요하다는 것

4. 찰나의 행복과 길고 짧고 굵고 얕은 고난과 역경이 계속된다는 것

 

대한민국의 가장 높은 산을 올랐다는 자랑거리 하나 생성해서 그저 즐거운 지금이다.

인생이 허무해질 때 다시 한 번 오르러 갈게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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