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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ngst_stories

우연한 만남, 잘 알진 못해도 마음이 가는 사람. 그렇게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 경이롭다. 5년 전, 타지에서의 인연이 메일을 통해 이어져오고 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안부를 물으며, 작지만 함께한 추억을 떠올려본다.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그렇게 생각만으로도 잔잔한 미소를 짓게하는 잔잔한 추억과 잔잔한 인연. 어쩌면 나에게도 솔직하지 못한 요즘, 나도 모르게 타자기를 통해 나의 솔직함을 말하고 있었다. 극도로 솔직한 나를 드러내며, 위로를 받는다. 그 위로 덮쳐오는 또 다른 위로. 비록 멀리있어 보진 못해도, 너를 알고 생각하는것만으로도 가끔씩 위로가 된다. 너는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야. 누군가를 알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는 말이 얼마나 아름답고 눈물나게 위로가 되던..

누가 말했던가,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생명이 피어오르는 냄새가 나고 햇빛은 만개하고 서늘한 바람 끝에 따스함이 묻어있는 요즘이 나에게 가장 잔인하다. 잔인하도록 아름다운 것들만 기억하게 한다. 그렇게 무너져 내린다. 나는 한 없이 조용히 무너져 내리는데 창문 틈새로 보이는 4월은 눈이 부시다. 그때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던 걸까, 무너져내리는 이 지금도 지나고 나면 아름다운 한 때가 되겠지. 그러니 너무 노여워 말아야지. 너무 노여워말아야지. 그렇게 또 잔인한 4월은 올 테니.

행복은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다. 미국 작곡가 오스카 레번트 이 말의 의미는 즉슨,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돌이켜보니 좋았구나,라고 기억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행복은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행복으로 기억되는 과거로 인해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그로 인해 예전의 것을 찾게 된다는 말이다. 인간은 행복을 '상태'로 인식하지 않고 '기억'에서 찾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일부분은 동의하지만 전적으로는 동의할 수 없다. 동의하는 부분은 마치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평범한 일상이 코로나로 인해 변해버린 현재에 과거의 일상이 행복했다고 기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너무 힘들었던 기억마저 지금은 그땐 그랬지 라며 그것마저도 행복이었다고 생각하는 것. 행복은 기억하는 것이라는 말이 ..

어김없이 찾아온 봄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는 날을 지나칠 수는 없지. 대청호 근처 팡시온 카페 가는 길🌸 가는 길 내내 많은 차들로 기어가다시피 갔지만 가는 길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이쪽 저쪽 만발한 벚꽃,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푸른 하늘과 대조되는 벚꽃 그냥 꽃꽃꽃! 보기 바쁘다. 창문 틈 사이로 보이는 천국 탄성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봄봄봄 봄이왔어요. 여기저기 가족과 연인과 친구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귀여워보이고 사랑스러워보이게 한다. 이때만큼은 모두가 아무걱정없이 봄을 느끼는 중인 것 같아보인다. 올해 봄은 다 봤다. 짧디 짧은 너와의 만남을 내년에도 기약해야지.

봄이 왔다. 잠깐 있다가 갈 거면서 흐드러지게 예뻐서 벌써부터 아쉽다. 그렇게 또 봄을 기다리게 한다.

한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에 헤어졌던 두 남녀가 재회를 하며 나눈 대화가 있다. "너랑 있을 때 내가, 가장 나 같아서." 둘 사이에 어떠한 역사를 가졌길래 저런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 어떠한 대사보다 가장 로맨틱했고, 인간관계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말이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나' 같을 수 있는, 온전히 나여도 괜찮은 관계가 있을까? 나는 있다. 가족, 그리고 오랜 나의 친구들. 아무리 힘들고 짜증 나는 일이 있어도 꾹꾹 참으며 웃음을 쥐어짜 내다가 집에만 돌아오면 그 참았던 감정의 분출은 가족으로 향하게 된다. 그렇게 쏟아내고 나면 미안함과 후회로 가득하다. 왜 그랬을까. 남들한테는 싫다는 의사표현도 한 번 제대로 못하는 내가 가족한테는 왜 그럴까. 늘 반성하면서도 고쳐지지 않는다. 나란 인간..

난 비록 아직도 내가 좋아할 만한 일을 찾고 있지만 어쨌거나 나는 내 삶이 지금보다는 더 나은 모습이 되길 바라는 이 마음이 도무지 식지 않는다는 게 좋아. 스스로 조금 대견한 기분이랄까. 세월에 구애받지 않고 지속해서 추구하는 바가 있다는 게 말야. 따지고 보면 이 모든 고민과 생각들은 결국엔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마음에 비롯된 것일 텐데 행복이란 뭘까.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걸까. 나는 항상 그걸 생각해. 행복. 2인조 우리는 누구나 날 때부터 2인조다 -이석원 산문집- 매번 나의 목표는 행복이다. 누군가 올 한 해 목표가 뭐냐고 묻는다면 난 두말 않고 행복하게 사는 거라고 대답한다. 버킷리스트가 뭐냐, 인생의 목표가 뭐냐,라고 묻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참 희한한 건 물어보고 그 행복이 무엇이냐고 묻..

주변 사람의 감정을 헤아리는 것. 그 감정에 동요되는 것. 나보다 남의 감정을 더 이해하려 애쓰는 것. 자꾸 눈치를 보게 되는 것. "눈치라고 표현하지 말아요, 우리. 누구보다 배려를 잘하고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입니다. 그로 인해 당신의 주변인들은 행복한 사람들일 거예요." 말이라는 것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언어가 사고를 만든다.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긍정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 긍정의 사고를 가지는 것. 나를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 앞으로 말을 내뱉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연습을 길러야겠다. 누구보다 나를 이해하기. 긍정이 습관이 될 수 있도록. 행복이 습관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2022.03.02 한 끗 차이의 단어 선택으로 위로가 된 날

생각이 많은 몸을 일부러 깨우기 위해 주말 느즈막히 일어나 머리부터 감았다. 그렇게 나갈 채비를 하고 중고서점으로 갔다.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 리스트를 훑고 찾아보기 시작했다. 내가 고른 책은 열두 발자국 정재승 회사 대표님의 추천 책 뇌 과학에서 삶의 성찰을 얻을 수 있을지. 아날로그의 반격 데이비드 색스 현재 구독 중인 롱블랙에서 데이비드 색스의 인터뷰를 보고 호기심에 GET! 며칠 전 '메타버스' 책을 읽었는데 그에 반한 '아날로그의 반격' 이 상충되는 매력에 냉큼 사버렸다. 나는 사실 아날로그를 사랑하는 사람 중 한명이다. 그래서 아날로그의 반격을 응원한다. 2인조 우리는 누구나 날 때부터 2인조 이석원 내가 좋아하는 '디에디트'의 에디터B의 추천 도서! 평소 에디터B의 글을 좋아하는 나로서 강..

나를 담은 팔레트는 어떤 색들로 가득 차 있을까? 긴 머리보다 반듯이 자른 단발이 좋아. 오 왜 그럴까 조금 촌스러운 걸 좋아해. 그림보다 빼곡히 채운 팔레트, 일기, 잠들었던 시간들 i like it. I’m twenty five. 날 미워하는 거 알아. I got this. I’m truly fine.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날. 아이유는 25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는데, 31살이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유의 팔레트 노래를 들으면 알 수 없는 감정이 든다. 마냥 기쁜 것도 슬픈 것도 아닌, 애매한 감정.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 미운 나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이해하며 조금씩 좋아해 가는 것. '나'라는 팔레트 안을 어..